연금저축과 IRP 중 무엇이 나은지 묻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층이 다릅니다.
연금은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세 개의 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1층, 퇴직연금이 2층, 개인이 따로 준비하는 것이 3층입니다. 어떤 상품을 고를지는 내 3층에 무엇이 비어 있는지를 본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먼저 짚을 것이 있습니다. 연금 계좌는 중간에 꺼내 쓰기 어렵습니다. 세액공제를 받은 돈을 중도에 인출하면 받은 혜택을 돌려내야 하는 구조이고, 이건 예외가 아니라 이 계좌의 기본 성격입니다. 5년 안에 쓸 돈이라면 애초에 이 그릇에 담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3층 연금은 무엇이 다를까?
3층 연금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층으로 나눈 구조를 말합니다. 세 층은 누가 넣느냐와 언제부터 받느냐가 각각 다릅니다.
1층 국민연금은 의무 가입이고 수령 시작 나이가 정해져 있습니다. 2층 퇴직연금은 회사가 적립하며, 퇴직 시점에 일시금으로 받을지 연금으로 받을지 선택하게 됩니다. 3층은 본인이 스스로 넣는 층이고, 연금저축과 IRP가 여기 들어갑니다.
내가 채울 수 있는 건 3층뿐입니다. 그래서 은퇴 준비에서 새로 준비할 것을 정할 때는 3층에서 시작합니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3층 연금 구조 쉽게 이해하기)
연금저축과 IRP는 무엇이 다를까?
둘 다 3층에 속하고 세액공제를 받는 계좌입니다. 다만 가입 조건과 운용 제약이 다릅니다.
연금저축은 소득이 없어도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투자할 상품에 제한이 거의 없습니다. IRP는 소득이 있는 사람이 가입하며, 위험자산 비중에 상한이 있습니다.
2026년 기준으로 연금저축 단독은 연 600만 원까지, IRP를 합해서는 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습니다. IRP 하나로 900만 원을 채우는 것도 가능합니다. 공제율은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면 16.5%, 넘으면 13.2%입니다.
여기서 갈립니다. 운용의 자유가 중요하면 연금저축 쪽이고, 900만 원 한도를 끝까지 쓰는 것이 목적이면 IRP를 함께 씁니다. 다만 IRP는 중도 인출 조건이 더 까다로워서, 묶이는 정도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변액연금은 어떤 경우에 검토할까?
변액연금은 보험사에서 운용하는 투자형 연금 상품입니다. 앞의 두 계좌와 성격이 다릅니다.
이 상품에서 가장 큰 제약은 사업비입니다. 계약 초기에 사업비가 집중적으로 빠지기 때문에, 몇 년 안에 해지하면 낸 돈보다 적게 받는 것이 구조상 정상입니다. 짧게 보면 불리한 상품이 맞습니다.
은퇴까지 15년 이상 남았고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검토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5년 이내라면 사업비를 회수할 시간 자체가 없습니다. 유지기간과 펀드 구성, 연금 수령 구조를 확인한 다음에 판단할 문제입니다.
어떤 순서로 고를까?
수익률이 높은 것을 먼저 고르는 순서가 아닙니다. 언제 쓸 돈인지를 먼저 나누고, 그다음에 그릇을 고릅니다.
1단계, 이 돈을 언제 쓸지 정합니다. 5년 이내에 쓸 돈이라면 연금 계좌에 넣지 않습니다. 묶이는 것이 이 계좌의 성격이라 중간에 필요해지면 손해를 보고 꺼내게 됩니다.
2단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한도부터 채웁니다. 같은 금액을 넣어도 공제 여부에 따라 실질 수익이 달라집니다. 한도 안에서는 이쪽이 먼저입니다.
3단계, 한도를 넘는 금액을 어디에 담을지 정합니다. 여기서부터 변액연금이나 일반 투자계좌가 검토 대상이 됩니다. 남은 기간이 얼마인지가 이 단계의 판단 기준입니다.
받을 때 세금은 어떻게 될까?
연금은 넣는 동안보다 받는 시점에 결정되는 것이 많습니다. 연금으로 받으면 나이에 따라 5.5%에서 3.3% 사이의 세율로 떼고, 같은 돈을 연금이 아닌 형태로 꺼내면 16.5%가 붙습니다. 같은 계좌에 같은 금액이 들어 있어도 꺼내는 방식에 따라 손에 남는 금액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운용수익에서 나오는 연금이 연 1,5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이 경우 15%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어서, 다른 소득이 많은 쪽은 분리과세가 유리한 경우가 있고 소득이 거의 없는 쪽은 종합과세가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그 해의 다른 소득에 따라 달라집니다.
몇 년에 걸쳐 나눠 받을지도 함께 봅니다.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의 70%만 내는데, 실제 수령연차가 10년을 넘으면 60%, 20년을 넘으면 50%로 더 낮아집니다. 짧게 몰아 받을수록 세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위 수치는 2026년 기준이며 제도 변경 대상입니다. 종신형 세율과 퇴직소득 감면율은 2026년에 바뀐 값입니다.
자주 어긋나는 지점
수익률만 보고 계좌를 고르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연금 계좌의 실질 수익은 운용 성과와 세제 혜택, 그리고 수령 시점의 과세가 함께 만드는 결과입니다.
당장 쓸 돈까지 연금 계좌에 넣는 경우도 자주 봅니다. 세액공제가 커 보여서 한도를 채우다가, 몇 년 뒤 목돈이 필요해져 받은 혜택을 돌려내며 꺼내게 됩니다.
퇴직연금을 그대로 둔 채 3층만 채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2층에 이미 쌓인 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가장 큰 덩어리를 방치한 채 작은 쪽만 손보는 셈이 됩니다.
다른 주제로 이어지는 지점
이 계좌들에 얼마를 넣어야 하는지는 은퇴설계에서 나온 부족액이 정합니다. 금액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품부터 고르면 순서가 뒤집힙니다.
연금으로 다 쓰지 못하고 남는 자산을 어떻게 넘길지는 상속·자산이전 쪽으로 이어집니다.

정리하면
정리하면, 연금은 무엇이 더 나은지가 아니라 이 돈을 언제 쓸 것인지에서 시작합니다. 그다음에 층과 그릇이 정해집니다.
이번 주에는 국민연금공단에서 예상 수령액 하나만 확인해보셔도 충분합니다.
※ 상품의 세부 조건은 약관 및 공시자료를 기준으로 하며 상품마다 다릅니다.
※ 세법·제도 관련 내용은 2026년 기준이며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세무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 투자형 상품은 운용 결과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