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에서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재산이 얼마인가가 아니라, 세금을 낼 현금이 있는가입니다.
상속세는 물려받은 재산에 매겨지지만, 낼 때는 현금으로 냅니다. 물려받은 것이 집 한 채라면 재산은 늘었는데 낼 돈은 없는 상태가 됩니다.
이 상황에서 남은 가족이 하게 되는 선택은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팔거나, 빌리거나, 나눠 내거나. 세 가지 모두 시간에 쫓기면서 결정하게 됩니다. 상속세 신고 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왜 재산이 있는데 세금을 못 낼까?
상속재산과 상속재원은 다릅니다. 상속재산은 물려받는 재산 전체이고, 상속재원은 상속세를 낼 때 실제로 꺼내 쓸 수 있는 현금입니다.
한국의 가계 자산은 부동산 비중이 큽니다. 상속재산의 대부분이 집과 땅이면 장부상 금액은 크지만 그중 세금으로 낼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재산이 많을수록 세금도 커지는데, 정작 낼 수 있는 형태의 자산은 그만큼 늘지 않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상속 준비에서 확인하는 것은 재산 총액이 아니라 그 안에 현금이 얼마나 있느냐입니다.
흔히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세율이 높아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율도 부담이지만, 실제로 문제가 되는 지점은 대개 그보다 앞에 있습니다.
상속세에는 여러 공제가 있어서 실제 내는 금액은 재산 총액에 세율을 곱한 값과 다릅니다. 공제를 다 적용하고 나면 예상보다 적게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산해보지 않은 채 막연히 크게 걱정하는 쪽과, 반대로 아예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쪽이 모두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금액이 아니라 시점입니다. 상속세는 정해진 기한 안에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는데, 그 시점에 현금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금액이 크지 않아도 곤란해집니다.
어디서부터 확인할까?
1단계, 재산의 형태를 나눕니다. 총액이 아니라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을 봅니다. 부동산 비중이 높을수록 재원 문제가 커집니다.
2단계, 대략의 세액을 계산합니다. 공제를 반영한 값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숫자가 앞으로 준비할 현금의 규모입니다.
3단계, 그 시점에 꺼낼 수 있는 현금을 셉니다. 지금 있는 금융자산 중 몇 년 뒤에도 남아 있을 것을 봅니다. 은퇴 후 생활비로 쓸 돈은 여기서 빼야 합니다.
4단계, 부족분을 어떻게 만들지 정합니다. 미리 나눠서 넘기는 방법도 있고, 그 시점에 현금이 생기게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남은 기간과 자산 형태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집니다.
(상속세는 어떻게 계산할까? 기본 구조 쉽게 이해하기)
사전 증여 시 주의할 점
증여는 상속 이전에 재산을 넘기는 방법입니다. 일정 기간에 걸쳐 나눠 넘기면 나중에 한 번에 넘기는 것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사망 전 일정 기간 안에 증여한 재산은 상속재산에 합산됩니다. 시점이 늦으면 나눠 넘긴 효과가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넘기고 난 뒤에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넘긴 뒤 본인의 노후 자금이 부족해지는 경우가 실제로 생깁니다. 자산이전을 먼저 계산하고 은퇴를 나중에 보면 순서가 뒤집힌 겁니다.
이 문제를 키우는 대응
아무것도 하지 않고 두는 경우. 상속은 시점을 고를 수 없습니다. 준비할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은퇴 준비와 다릅니다.
세금을 줄이는 것만 보는 경우. 줄이는 것과 낼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줄여놔도 낼 현금이 없으면 같은 상황이 됩니다.
가족과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 재산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있는지 남은 가족이 모르면, 파악하는 데만 몇 달이 걸립니다. 그 시간이 신고 기한을 잡아먹습니다.
다른 주제로 이어지는 지점
상속 준비는 은퇴 준비와 같은 자산을 놓고 다투는 관계입니다. 넘길 것을 먼저 정하면 쓸 것이 줄고, 쓸 것을 먼저 정하면 넘길 것이 줄어듭니다. 두 계획을 따로 세우면 어느 한쪽이 반드시 틀어집니다.
세법과 개인의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영역이라, 구체적인 사안은 세무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정리하면, 상속에서 먼저 확인할 것은 물려줄 재산이 얼마인가가 아니라 세금을 낼 현금이 그 시점에 있는가입니다.
이번 주에는 가진 자산을 부동산과 금융자산 두 칸으로만 나눠 적어보셔도 충분합니다.